도전10 턱으로 조작한 전동휠체어, 혼자 강의실에 간 기록 양손을 쓸 수 없던 나는 예전에는 누군가가 밀어줘야 하는 수동휠체어만 타고 다녔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지날 때마다 보호자가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였고, 그 장면은 전동휠체어에 도전하게 된 이유가 됐다. 병원 처방도 나오지 않았고 가격도 비쌌지만, 학교 지원사업으로 전동휠체어를 지원받았다. 턱으로 조작하는 스틱을 달고 연습한 끝에 혼자 강의실에 가고 동아리 활동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 내 기록이다.처음부터 능숙하게 움직인 것은 아니다. 전동휠체어를 지원받았다는 사실과 혼자 이동할 수 있게 된 결과 사이에는 연습과 실패가 있었다. 여기저기 부딪혔고, 팔과 다리를 다치기도 했다. 포기하고 싶은 날도 있었지만 계속했다. 그래서 이 글은 장비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동 동선을 내 손으로 다시 만드는 .. 2026. 9. 3. 제주 수학여행, 전례 없다는 말 뒤에서 찾은 길 고2 수학여행 행선지가 제주도로 정해졌을 때, 나는 갈 수 없는 쪽으로 먼저 분류됐다. 학교에서는 지금까지 장애 학생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간 적이 없다고 말했고, 수학여행 기간에는 학교에서 수업을 받으라는 답을 들었다. 이동이 불편하면 다른 학우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말도 함께였다. 이 글은 그때 포기 대신 이동 방법을 찾아 결국 학우들과 제주도에 함께 간 과정을 다시 정리한 기록이다.처음부터 여행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학교가 말한 방식 안에서는 내가 갈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질문을 바꿨다. ‘갈 수 있나’가 아니라 ‘어떤 이동 수단이면 갈 수 있나’로. 그 한 문장을 바꾸자, 막연하게 들리던 문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문제로 나눌 수 있었다.수학여행에 못 간다는 말은 무엇.. 2026. 9. 2. 4개월 준비로 국민연금공단 면접에 간 5000페이지 2026년 5월 10일, 나는 2024년 국민연금공단 면접장에서 받은 마지막 공통 질문과 내 대답을 적었다. 다른 지원자들은 3년, 4년, 2년을 답했고 내 대답은 “4개월입니다”였다. 손이 움직이지 않아 책 한 장도 넘기기 어려운 나는 5,000페이지를 PDF로 만들어 사회복지사 1급을 한 번에 땄고, 면접에서 내 발음은 잘 전달되지 않았다. 이 글은 통념과 실제 장면을 나란히 놓는다.“네? 4년 4개월이요?” “아니요, 4개월입니다.”입사 준비 기간은 길어야만 의미가 있을까?면접장의 다른 지원자는 3년, 4년, 2년을 답했고 나는 4개월이라고 답했다. 이 기록은 기간의 길이를 평가하지 않고, 서로 다른 대답이 같은 질문 앞에 있었다는 사실을 남긴다.2024년 국민연금공단 면접장의 마지막 공통 질문은 .. 2026. 8. 29. 새벽 5시 등교에서 국민연금공단 면접까지의 기록 그런 내가 대학을 졸업했다. 인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학점 4.03/4.5, 백분율 94.63. 사회복지사 1급.2026년 4월 4일, 나는 손을 쓸 수 없고 휠체어를 타며 말이 잘 전달되지 않아 2~3번 반복해야 한다는 내 조건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일을 찾기까지의 장면을 적었다. 인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4.03/4.5, 백분율 94.63, 사회복지사 1급, 새벽 5시 등교, 4년간 지각 0회, VDREAM을 통한 취업, 국민연금공단 면접이라는 기록이다.대학을 다니던 장면에서 가장 먼저 남은 것은 무엇일까?나는 새벽 5시에 일어나 교통약자 차량을 타고 등교했고, 4년 내내 지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적었다. 이 기록은 출석의 숫자를 과장하지 않고 0회라는 사실로 남긴다.원문은 내가 중증 뇌병변 장애가 있어.. 2026. 8. 29.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