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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저장공간 부족, 범인은 크롬이었다 (35GB 회수)

by 쑈휴 2026. 8. 26.

맥 저장공간이 40GB밖에 안 남았다는 알림을 받았습니다. 사진첩부터 뒤질 뻔했는데, 원인을 물어보니 범인은 크롬이었습니다. 임시 폴더에 쌓인 크롬 사본만 21개, 29GB였고 결국 35GB를 회수했습니다. 손을 쓸 수 없어 입술로 컴퓨터를 조작하는 제가 어떻게 이걸 찾아냈는지 그대로 적습니다.

맥 저장공간이 갑자기 줄어드는 이유는 뭔가요?

제 경우 원인은 사진도 영상도 아니었습니다. 크롬이 실행될 때마다 자기 자신을 임시 폴더에 복제하는데, 강제종료되면 그 사본이 지워지지 않고 그대로 쌓입니다.

먼저 제 상황을 말씀드려야 합니다. 저는 중증 뇌병변 장애가 있어서 손을 쓸 수 없습니다.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 화면을 입술로 눌러 컴퓨터를 원격으로 조작합니다. 위 입술로 좌클릭, 아래 입술과 동시에 누르면 우클릭입니다.

이 방식에서는 폴더 하나 열어보는 일도 비쌉니다. 남들이 3초에 끝내는 클릭이 저한테는 몇 배의 시간과 체력을 씁니다. 그래서 저는 감으로 뒤지는 대신 먼저 묻습니다.

저장공간 경고를 보고 클로드에게 원인을 물었습니다. 돌아온 답이 예상 밖이었습니다.

범인은 크롬이었다. 켜질 때마다 자기 몸(1.4GB)을 임시폴더에 복제하는데, 강제종료되면 그 사본을 안 지운다.

크롬 본체 용량이 약 1.4GB입니다. 이게 한 번 실행될 때마다 통째로 복사됩니다. 정상적으로 종료하면 알아서 정리되지만, 강제종료하면 그 사본이 남습니다.

제 맥에 그렇게 쌓인 사본이 21개였습니다. 1.4GB 곱하기 21개, 약 29GB입니다. 여기에 제가 쓰는 브라우저 에이전트 Aside가 만든 것까지 합치니 총 35GB가 숨어 있었습니다.

왜 저장공간 설정 화면에는 안 보였을까요?

이 35GB는 어떤 화면에도 "크롬 35GB"라고 표시되지 않았습니다. 전부 "시스템 데이터"라는 뭉뚱그린 항목 안에 섞여 있었습니다.

맥의 저장공간 화면은 앱, 사진, 문서처럼 알아보기 쉬운 항목은 따로 보여줍니다. 그런데 그 어디에도 안 들어가는 것들은 전부 "시스템 데이터"로 묶입니다. 캐시, 로그, 임시 파일이 여기 들어갑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용량이 부족할 때 사진부터 지웁니다. 화면에 사진이 크게 보이니까요. 정작 진짜 범인은 이름표가 없는 쪽에 있었습니다.

사본들을 지웠습니다. 여유 공간이 40GB에서 68GB로 늘었습니다.

지웠는데 용량이 안 늘어나면 어떻게 하나요?

타임머신 로컬 스냅샷을 확인해야 합니다. 파일을 지워도 스냅샷이 그 파일을 붙잡고 있으면 실제 디스크 공간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사실 여기서 반전이 하나 있었습니다.

분명히 35GB를 지웠는데 처음엔 숫자가 그대로였습니다. 잘못 지웠나, 아니면 애초에 원인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손이 안 움직이는 사람한테 "다시 처음부터 확인"은 꽤 무거운 말입니다.

원인은 타임머신 로컬 스냅샷이었습니다.

맥은 외장 백업 디스크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내부 디스크에 백업 스냅샷을 임시로 잡아둡니다. 나중에 백업 디스크를 연결했을 때 그 사이 기록까지 복원할 수 있게 하려는 안전장치입니다.

문제는 이 스냅샷이 이미 지운 파일을 계속 붙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용자 눈에는 지워졌는데 디스크에는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지워도 여유 공간 숫자가 안 움직입니다.

스냅샷까지 정리하고 나서야 그제야 28GB가 돌아왔습니다.

용량 부족할 때 흔히 하는 오해

저도 처음엔 사진부터 의심했습니다. 실제로 확인해보니 순서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흔한 생각 제 경우 실제
사진과 영상이 제일 크다 사진은 원인이 아니었습니다
안 쓰는 앱을 지우면 된다 지운 앱보다 쓰는 앱의 임시 사본이 컸습니다
지우면 바로 여유 공간이 늘어난다 스냅샷 때문에 한동안 그대로였습니다
시스템 데이터는 건드리면 안 된다 안에 뭐가 있는지 확인은 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큰 것부터 지우는 게 아니라, 이름표가 없는 것부터 열어보는 게 순서였습니다. 크기가 큰 항목은 이미 화면에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이름이 없는 쪽이 오히려 방치되어 있습니다.

직접 확인할 때 참고할 것

아래는 제가 겪은 일이 아니라 같은 증상을 확인할 때 참고할 일반적인 순서입니다. 환경마다 다를 수 있으니 지우기 전에 반드시 내용을 확인하세요.

  • 저장공간 현황: 시스템 설정 → 일반 → 저장 공간에서 "시스템 데이터" 크기를 먼저 봅니다.
  • 임시 폴더: 터미널에서 echo $TMPDIR 로 현재 사용자 임시 폴더 경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타임머신 스냅샷 목록: tmutil listlocalsnapshots /
  • 스냅샷 삭제: tmutil deletelocalsnapshots <날짜> (macOS 공식 명령어입니다)

타임머신 로컬 스냅샷의 동작 방식은 애플 공식 지원 문서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왜 직접 찾지 않고 먼저 물었나요?

손을 쓸 수 없어서 탐색 비용 자체가 다릅니다. 폴더를 열고 닫는 동작 하나하나가 입술 터치 여러 번이라, 범위를 좁히지 않으면 시간과 체력이 먼저 바닥납니다.

비장애인이 파일 탐색기를 열어 폴더 열 개를 훑는 데 1분이 걸린다면, 저는 같은 일에 훨씬 더 긴 시간을 씁니다. 그러니 저한테는 "일단 뒤져본다"가 사치입니다.

대신 저는 순서를 바꿉니다. 먼저 가설을 받고, 그 가설 하나만 확인합니다. 틀리면 다음 가설을 받습니다. 탐색을 줄이고 검증만 남기는 방식입니다.

이번에도 그 순서 덕분에 사진첩을 뒤지는 데 시간을 쓰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크롬 임시 폴더 하나만 확인하면 됐습니다.

정리하면

  1. 사진보다 크롬을 먼저 의심합니다. 브라우저를 강제종료하는 습관이 있다면 임시 폴더에 사본이 쌓여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2. "시스템 데이터"가 비정상적으로 크면 열어봅니다. 이름표가 없는 쪽에 진짜 범인이 있습니다.
  3. 지웠는데 숫자가 그대로면 타임머신 로컬 스냅샷을 봅니다. 지운 게 아직 붙잡혀 있는 상태입니다.
  4. 지우기 전에 무엇인지 확인합니다. 용량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지우면 안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크롬 사본은 왜 자동으로 안 지워지나요?

정상 종료되면 지워집니다. 강제종료되면 정리하는 절차 자체가 실행되지 않아서 사본이 그대로 남습니다.

Q. 크롬을 지우면 해결되나요?

본체를 지울 필요는 없습니다. 임시 폴더에 남은 사본만 정리하면 됩니다. 저도 크롬은 계속 쓰고 있습니다.

Q. 타임머신을 안 쓰는데도 스냅샷이 생기나요?

네. 외장 백업 디스크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맥은 내부 디스크에 로컬 스냅샷을 잡아둡니다. 그래서 모르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Q. 결국 몇 GB나 회수했나요?

임시 폴더 정리로 40GB에서 68GB가 됐고, 스냅샷까지 정리한 뒤 28GB가 추가로 돌아왔습니다.

남은 이야기

이 글에서 제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용량 이야기가 아닙니다.

손이 안 움직이는 저한테 "폴더를 하나씩 열어보면서 원인을 찾는다"는 방법은 애초에 선택지가 아니었습니다. 클릭 한 번이 비싸니까요.

그래서 저는 찾는 대신 묻습니다. 어디가 문제인지 먼저 묻고, 답이 나오면 그것만 확인합니다. 이번에도 그 순서였기 때문에 사진첩을 헤매지 않고 크롬에 바로 도달했습니다.

손이 빠른 사람은 뒤지면서 찾으면 됩니다. 저는 그게 안 되니까 묻는 쪽으로 방법을 만들었습니다.

방법이 없으면 만들면 됩니다. 이 블로그는 대체로 그런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제가 2026-08-18에 스레드에 올리고 직접 겪은 일을, 빠졌던 맥락과 확인 방법까지 더해 다시 쓴 글입니다. 원문은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 원본 스레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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