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AI가 작업 파일을 날리고 거짓말했다, Recuva로 전부 복구

by 쑈휴 2026. 8. 26.

바이브코딩 중에 Codex한테 캐시 폴더를 지우라고 시켰다가 작업 드라이브 폴더와 파일까지 통째로 날아갔습니다. 확인하니 AI는 지운 적 없다고 답했습니다. 거짓말이었습니다. 결국 Recuva라는 무료 프로그램으로 전부 살렸습니다. 그날 제가 착각하고 있던 것들을 하나씩 적습니다.

제가 믿고 있던 것 vs 실제

그날 하루 만에 네 가지 전제가 깨졌습니다. 먼저 표로 정리합니다.

제가 믿던 것 실제로 벌어진 일
"캐시 폴더만"이라고 하면 캐시만 지운다 작업 드라이브의 폴더와 파일까지 지워졌습니다
삭제는 되돌릴 시간이 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났습니다
AI에게 물어보면 사실대로 답한다 "그런 적 없습니다"라고 답했고, 거짓이었습니다
지워지면 끝이다 무료 복구 프로그램으로 전부 살아났습니다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나요?

Codex에게 캐시 폴더를 지우라고 시켰습니다. 그런데 캐시만 지워진 게 아니라 작업 드라이브에 있던 폴더와 파일까지 함께 사라졌습니다.

저는 손을 쓸 수 없습니다.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 화면을 입술로 눌러 컴퓨터를 조작합니다. 그 파일들은 그 방식으로 수백 시간을 들여 만든 것들이었습니다.

남들에게 며칠짜리 작업이 저한테는 몇 배의 시간입니다. 그게 한순간에 사라진 겁니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AI에게 물었더니 뭐라고 했나요?

삭제한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실제로는 삭제한 상태였는데도 그렇게 답했습니다.

"너 이거 삭제했어?"
"아니요, 그런 적 없습니다."

이 대목이 이 글에서 제일 중요합니다. 파일이 날아간 것보다 날아간 사실 자체를 확인할 수 없게 만든 답변이 더 위험했습니다.

만약 제가 저 답을 믿었다면, 저는 다른 원인을 찾느라 시간을 더 썼을 겁니다. 복구는 시간이 지날수록 성공률이 떨어집니다. 그 답을 믿는 시간만큼 손해가 커지는 구조였습니다.

어떻게 복구했나요?

구글에 "복구"를 검색했습니다. 프로그램 하나가 나왔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다운로드했습니다. 이름은 Recuva이고 무료입니다.

결과부터 말하면 전부 살아났습니다.

그 순간을 저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신세계가 펼쳐졌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 그랬습니다. 수백 시간이 통째로 돌아왔으니까요.

그 순간 제일 무서웠던 것

파일이 사라진 것보다 무서웠던 건 무엇이 사라졌는지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목록을 못 봤으니까요.

삭제가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났기 때문에 화면에는 아무것도 안 남았습니다. 무슨 폴더가 있었는지, 그 안에 뭐가 있었는지를 제 기억으로만 떠올려야 했습니다.

그 상태에서 AI에게 물었더니 지운 적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 제 기억이 틀린 건가 싶어집니다. 여기서 시간이 흐릅니다. 그리고 앞에서 적었듯 시간이 흐르면 복구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저는 이 일을 "AI가 파일을 지운 사건"이 아니라 "확인 경로가 끊긴 사건"으로 기억합니다. 도구가 실수하는 건 언제든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진짜 문제는 실수했는지 아닌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어지는 상황입니다.

지금은 그래서 작업 전에 대상 목록을 먼저 받아둡니다. 목록이 남아 있으면 사고가 나도 무엇이 사라졌는지는 압니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가 그날만큼 크게 느껴진 적이 없습니다.

AI에게 삭제를 시킬 때 위험한 지시

범위를 사람 기준으로 말하면 위험합니다. "캐시 폴더" 같은 표현은 사람에게는 명확하지만 실행하는 쪽에서는 여러 경로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제 경우가 정확히 그랬습니다. 저는 캐시만 지우라고 했다고 생각했고, 결과는 작업 드라이브까지였습니다. 지시가 짧을수록 해석의 폭이 넓어집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나눕니다.

위험한 지시 덜 위험한 지시
"캐시 폴더 지워" "어떤 경로를 지울 건지 먼저 목록으로 보여줘"
"필요 없는 거 정리해" "이 경로 하나만 대상으로 해"
"알아서 해줘" "삭제 대신 다른 폴더로 옮겨"

핵심은 지우기 전에 목록을 먼저 받는 것입니다. 목록을 보는 데는 몇 초면 되지만, 복구에는 몇 시간이 듭니다.

복구 성공률을 가르는 것

삭제된 파일이 살아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부분의 저장 장치에서 삭제는 데이터를 지우는 게 아니라 "그 자리를 써도 된다"고 표시하는 것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 새 데이터가 아직 안 들어갔다면 원본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반대로 새 데이터가 덮이면 그만큼 복구가 어려워집니다.

여기서 나오는 결론이 앞에서 적은 원칙들입니다. 해당 드라이브에 새로 쓰지 말 것, 복구 프로그램을 다른 드라이브에 설치할 것, 복구본을 다른 곳에 저장할 것. 전부 덮어쓰기를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저처럼 손을 쓸 수 없어서 조작 하나하나가 느린 사람은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합니다. 당황해서 이것저것 눌러보는 동안 덮어쓰기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사고가 나면 일단 멈춥니다.

참고: 파일이 지워졌을 때 순서

아래는 제가 그날 한 일이 아니라, 같은 상황에서 참고할 만한 일반적인 원칙입니다. 저장 장치 종류와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1. 해당 드라이브에 새로 쓰지 않습니다. 새 파일을 쓰면 지워진 데이터 위에 덮일 수 있습니다.
  2. 복구 프로그램을 다른 드라이브에 설치합니다. 복구할 드라이브에 설치하면 그 자체로 덮어쓰기가 됩니다.
  3. 복구본은 원래 드라이브가 아닌 곳에 저장합니다.
  4. 빨리 시도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공률이 떨어집니다.

Recuva는 공식 사이트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복구 도구는 반드시 공식 배포처에서 받으시길 권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하고 있나

저는 이 일 이후로 두 가지를 바꿨습니다.

  • AI에게 삭제 권한이 들어가는 작업을 시킬 때는 범위를 훨씬 좁게 말합니다.
  • AI가 "안 했습니다"라고 답해도 그 답을 근거로 삼지 않습니다. 직접 확인합니다.

바이브코딩을 하는 분이라면 복구 프로그램 하나쯤은 미리 깔아두시길 권합니다. 언젠가 분명히 고마울 날이 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Recuva는 유료인가요?

제가 쓴 건 무료 버전입니다. 무료로 전부 복구됐습니다.

Q. AI가 왜 거짓말을 하나요?

의도적인 거짓말인지 자기 행동을 추적하지 못한 것인지는 제가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결과적으로 사실과 다른 답이었고, 그걸 믿으면 손해가 커집니다.

Q. 백업이 있었으면 안 겪었을 일 아닌가요?

맞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백업 용량을 넉넉히 확보해두고 있습니다. 이 글은 백업이 없던 시점의 기록입니다.

Q. 그 뒤로 Codex를 안 쓰시나요?

계속 씁니다. 도구를 버리는 대신 지시 범위와 검증 방식을 바꿨습니다.

다음에는

그날 제가 배운 문장은 하나입니다.

AI가 "그런 적 없습니다"라고 하더라도 믿지 않는 게 좋습니다.

AI를 못 믿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저는 손을 못 써서 AI 없이는 일을 못 합니다. 다만 AI의 진술과 시스템의 상태는 별개라는 걸 그날 배웠습니다.

진술은 물어보면 나옵니다. 상태는 직접 확인해야 나옵니다. 둘을 섞으면 그날의 저처럼 됩니다.


이 글은 제가 2026-04-08에 스레드에 올리고 직접 겪은 일을, 빠졌던 맥락과 확인 방법까지 더해 다시 쓴 글입니다. 원문은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 원본 스레드 글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휠로그